하느님의 종

정양묵 베드로

정은 바오로의 재송손,

정양묵 베드로는 정은 바오로의 재종손으로,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의 모범을 보고 자랐습니다.
1866년 병인박해 음력 11월 13일 할아버지 정은 바오로가 천주교 신자로 고발되어 집으로 들이닥친 포졸들에게 잡히게 됩니다.

정은 바오로가 “잡혔으며 가야지, 주님이 나를 부르시는데 아니 가고 어쩌겠는가.” 하시며 태연히 떠나셨고, 정은 바오로가 잡혀가시자 재종손인 정양묵 베드로도 “나도 천주교 신자입니다. 대부(代父)를 따라 치명하러 왔으니 나도 죽여주시오.” 하며 스스로 광주 영문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리하여 음력 12월 8일 정은 바오로와 여러 교우와 함께 백지사(白紙死)로 순교합니다.

정은 바오로의 시신은 발견하여 이곳 단내에 산소로 모셔져 있고, 정양묵 베드로는 그때 당시 시신을 찾지 못해 후에 성지를 조성하면서 남한산성 동문 밖 흙을 거둬 정은 바오로 산소 옆에 모셔져 있습니다.
그의 굳은 신앙은 주변의 많은 신자들에게 할아버지의 믿음을 계승한 새로운 세대의 모범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정양묵 베드로는 할아버지 정은 바오로와 함께 2013년 3월 5일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에 선정되어 시복의 영광을 기원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믿음을 지키며, 하느님께 나아가리라.”